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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과 5월, 백순진 작품집 라이너노트
쓰긴 했는데... 다른 이유로 음반엔 들어가지 못했던.. 저주받은(?) 라이너노트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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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포크싱어, 단순한 가창자의 영역을 넘어서다.


4월과 5월이 국내 대중음악사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는 그들의 음반 자켓에 쓰여진 ‘4월과 5월 작품집’이라는 표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작사/작곡뿐만 아니고 편곡까지 자신들의 영역을 확대하여, 스스로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부르는 일’을 넘어서는 ‘아티스트’로 우뚝 설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어쨌든 ‘노래 부르는 일’을 게을리 한 적도 있을 만큼 ‘가창’ 위주의 천편일률적인 당시의 음악판을 벗어나 스스로 만든 곡을 직접 불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때문에 4월과 5월의 음악과 비슷한 시기에 활동하던 여타 포크 듀오들의 그것은 확실한 경계선을 그을 수 있다. 이에 대해 4월과 5월의 백순진은 “나름대로의 자랑거리라고 할 수 있다. 4월과 5월이라는 이름 역시 우리말로 만들어진 최초의 듀엣 이름일 것이고, 이후 결성했던 밴드인 들개들 역시 마찬가지다. 대학에 가서 막걸리를 마시는 술자리에 가 보니 대학생들이 언제나 소위 ‘뽕짝’이라 부르는 트로트만 불렀다. 그러한 문화와 음악은 완전히 일본 문화의 잔류라고 생각했다. 트윈 폴리오의 ‘하얀 손수건’이 그때 인기를 모으긴 했지만, 그 곡 역시 번안곡이었다. 우리 노래를 왜 우리가 못 만드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창작곡을 만들게 된 것 같다.”라고 이야기한다.


4월과 5월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밴드는 이미 백순진이 휘문고에 다니던 고등학교 시절 결성되었다. 이후 영에이스를 결성하게 되는 오승근, 홍순백 등과 함께 5인조 밴드를 만들어 활동했는데, 당시의 레퍼토리는 ‘Sunny’를 비롯해서 비틀즈의 ‘Help’, ‘She Loves You’, ‘I Wanna Hold Your Hand’, 롤링 스톤즈의 ‘(I Can't Get No) Satisfaction’, 크림의 ‘White Room’, 애니멀즈의 ‘The House Of Rising Sun’ 등이었다. 당시 고등학교 학생들로서는 최첨단 곡들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백순진이 대학 2학년 때 이수만과 함께 결성한 듀오가 4월과 5월이다. 듀오의 이름에 대해서 백순진은 “4월과 5월은 절기 상으로 시작을 의미한다. 따라서 새로 시작한다는 의미도 있고, 4는 국내에서 터부시하는데 그러한 고정관념에 빗대어 ‘왜 우리가 꼭 트로트를 불러야 하나’하는 고정관념의 탈피를 이유로 정한 이름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사실 기타를 잘 치고 노래를 잘하는 가수나, 자신들의 개성이 뛰어난 가수들이 많았던 70년대 초반. 4월과 5월은 노래를 부르는 가창력이나, 목소리의 개성면에 있어서는 그들과 비교될 듀엣은 아니었다. “4월과 5월의 활동은 노래를 하고싶어 시작한 것이 아니고, 작곡을 하고 싶어 시작한 것이었다.”는 백순진의 이야기는 그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이후 스스로 설립한 오토 프러덕션을 통해 발표된 ‘장미’가 수록된 4월과 5월의 음반에서 두 명의 멤버가 모두 바뀐 이유에 대한 설명도 될 듯 하다.


이번에 재발매되는 4월과 5월의 음반은 데뷔음반을 모두 녹음한 이후 건강상의 문제로 탈퇴한 이수만 대신 가입한 김태풍이 정식으로 녹음에 참가한 첫 번째 음반이라고 할 수 있다. 데뷔앨범의 자켓에도 김태풍의 얼굴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의 가입은 음반의 녹음 뒤였다. 이후 동방의 빛과 함께 한 음반에도 수록되었던 ‘옛 사랑’, 데뷔앨범의 스매시 히트곡 ‘화’, [맷돌]에 라이브로 실린 적이 있는 국악과 포크의 상큼한 결합 ‘딩동댕 지난 여름’을 비롯해 ‘영화를 만나’, ‘님의 노래’, ‘욕심 없는 마음’, ‘내가 싫어하는 여자’ 등 두 번째 음반임에도 불구하고 ‘Best’라는 앨범의 타이틀이 어울릴 만큼 초창기 히트곡들을 대거 수록하고 있으며, 다소 거친 느낌을 줬던 데뷔앨범에 비해 풍성한 현악의 도입과 함께 정갈하게 정돈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4월과 5월의 음악은 전반적으로 포크락의 범주로 포함시킬 수 있다. 하지만, 밥 딜런이 뉴포트 페스티벌에서 일렉트릭 기타를 메고 연주하며 시작된 포크락과 4월과 5월의 음악은 많은 차이가 있다. 밥 딜런이 혁신적으로 시도한 포크락은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어쿠스틱 기타 위주의 포크에 락밴드의 기본악기를 사용하며 비트를 첨가한 형태였다. 하지만, 4월과 5월의 포크락은 그 전체적인 틀이 락이며, 표현에 있어서 포크적 어법을 이용했다고 보는 편이 나을 듯 하다. 러빈 스푼풀 스타일 가벼운 터치의 화음을 들을 수 있는가하면(산으로 바다로),  C.C.R.의 음악을 듣는 듯한 데뷔앨범 수록곡 ‘화’나, 이후 음반에 수록되어 흐느적거리는 오르간의 홍수를 들을 수 있는 ‘사랑의 의지’, 또 국악풍의 ‘딩동댕 지난 여름’ 등을 모두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음악. 그것은 바로 듀오 편성이긴 하지만 ‘가창’위주가 아니라, 뮤지션 스스로 음악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아우르며, 유기적인 결합을 이뤄냈음을 의미하는 말이며, 이를 가장 잘 표현한 것이 바로 ‘4월과 5월 작품집’이라는 자신감 넘친 표기인 것이다. (20071207)


송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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