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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FantAsia : Live in Tokyo], 원년멤버가 남긴 첫 번째 공식 공연 기록

원년멤버가 남긴 첫 번째 공식 공연 기록
ASIA / FantAsia : Live in Tokyo


1982년, 한 밴드의 태동과 함께 락계는 들썩이기 시작했다. 밴드의 구성원은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반, 그 황금기를 수놓았던 프로그레시브락계에서도 그 중추신경에 해당하는 멤버 네 명. 킹 크림슨(King Crimson)과 유라이어 힙을 거친 존 웨튼(John Wetton), 하이테크 테크닉을 자랑하던 예스(Yes)의 사운드에 클래식 기타의 주법을 과감하게 도입하여 인간적인 풍요로움을 더해줬던 스티브 하우(Steve Howe), 재즈의 피아노 트리오 형태를 발전시켜 비틀즈 풍 천편일률적인 밴드 편성에 반기를 들었던 EL&P의 칼 파머(Carl Palmer), 그리고 이들보다는 조금 출발이 늦었지만 버글스(Buggles)에서 활동하며 시대를 예견한 ‘Video Killed The Radio Star’로 일순간 주목받았으며 이후 릭 웨이크먼(Rick Wakeman)이 빠진 예스로 그 행보를 옮겨 또 한번 초미의 관심대상이 되었던 제프 다운스(Geoff Downes)가 바로 그들이다. 아시아라는 공통분모 아래 의기투합했던 이들은 크림(Cream)과 트래픽(Traffic)의 멤버로 구성되었던 1960년대 후반의 슈퍼그룹 블라인드 페이쓰(Blind Faith)에 비교되기도 하며 장쾌한 용의 일러스트가 담겨진 첫 번째 음반을 발매했다. 그리고 앞서 블라인드 페이쓰와의 비교는 그저 ‘출신 성분’에 의한 비교였을 뿐 그 이상은 아무것도 없었음을 연이은 공연과 두 번째 앨범 발매로 증명해 보였다. 한 장의 음반만을 발표하고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단발성 프로젝트 밴드가 아니라, 당연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전 밴드활동으로부터 이어지는 탁월한 연주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화학작용에 의한 팝퓰러한 멜로디, 남성 풍의 호방한 코러스를 앞세우며 20년 이상을 꾸준하게 활동해 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슈퍼 뮤지션 네 명이 결성한 아시아가 원년 멤버로 발표한 음반은 1집과 2집 이렇게 두 장 밖에 없다. 그리고 아시아라는 그룹의 이름은 2004년 [Silent Nation]을 발표할 때까지 존속했지만, 초기 아시아의 사운드에 매료되었던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던 중 인터넷을 통해 들려온 원년멤버의 재결합 소식은 반가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심어주었고, 이번에 발매된 [FantAsia: Live in Tokyo]는 분명 그 기대에 대한 재결성 아시아의 첫 번째 공식적인 대답이다.


아시아의 원년멤버 재결성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2005년 웨튼 / 다운스의 음반 발표와 함께 조금씩 구체화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존 웨튼과 제프 다운스가 함께 움직이며 예전 아시아의 레퍼토리들을 자신들의 공연 무대를 통해 선보였고, 기존 아시아의 팬들은 이들의 등장에서 초기 아시아의 모습을 떠올리며 흥분했다. 아시아에 남은 세 명의 멤버는 이후 -GPS로 개명하는- 원(One)이라는 새로운 밴드를 결성하며 탈퇴한다. 2006년 1월 5일, 존 웨튼, 제프 다운스, 스티브 하우, 그리고 칼 파머는 재결성을 위한 정식 모임을 영국에서 가지고, 결국 다음 달 존 웨튼과 스티브 하우의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해 오리지널 라인업으로의 재결성과 함께 밴드의 결성 25주년을 맞는 대대적인 투어와 CD, DVD의 발매 계획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즉각적인 확인 내용을 올렸던 제프 다운스와는 달리 칼 파머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역시 5월 미국의 케이블 채널인 VH-1을 통해 여름에 전미 투어를 가질 것을 발표했다. 그리고 레퍼토리는 아시아가 예전에 발표했던 곡은 물론, 새로운 팬들에게 밴드의 멤버들이 아시아 결성 이전에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킹 크림슨이나 예스, 버글스, EL&P와 같은 슈퍼 그룹들의 곡들이 포함될 것임을 밝혔다.


이번에 발매되는 라이브 음반은 성공적인 공연을 마쳤던 지난해 말의 전미 투어 이후 2007년 3월, 시부야와 오사카, 도쿄에서 열린 7차례의 공연을 모두 매진시키는 쾌거를 올렸던 일본 공연 가운데 3월 8일의 시부야 공연 실황을 담은 음반이다. 물론 25년이라는 역사 가운데에서 아시아의 라이브 앨범이 발매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우선 음반으로는 발매되지 않고 비디오 테이프와 LD를 통해서만 공개되었던 1983년 도쿄 부토칸의 공연실황 [Asia In Asia]가 있고, 1990년 영국 공연을 담은 [Andromeda]의 LD, 같은 해 모스크바 공연을 담은 음반 [Asia Live In Moskow | 1990]이 있으며, 비교적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20주년 기념 공연 [Live In The USA]도 DVD로 발매된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음반들 가운데도 앞서 언급한 ‘원년멤버’가 모두 참여한 음반을 하나도 없다. [Asia In Asia]는 두 번째 음반 [Alpha]의 판매부진에 실망한 존 웨튼이 잠시 밴드를 떠난 사이 그렉 레이크(Greg Lake)가 베이스와 보컬을 맡았던 음반이며, [Andromeda]와 [Asia Live In Moskow | 1990]은 스티브 하우가 탈퇴하고 팻 쓰랠(Pat Thrall)이 잠시 투어 기타리스트를 담당할 당시의 라이브다. [Live In The USA]는 물론 재결성 이전 아시아의 마지막 멤버들이었던 존 페인(John Payne)과 크리스 슬레이드(Chris Slade), 거쓰리 고번(Guthrie Govan)과 유일한 원년멤버인 제프 다운스로 이루어진 라인업이었다. [FantAsia: Live in Tokyo]에 기존 팬들이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원년멤버가 만들어낸 첫 번째의 실황음반이라는 데에 있다.


데뷔앨범에 수록되었던 ‘Time Again’으로 잠자고 있던 아시아라는 거대한 용의 25년 역사는 비로소 깨어난다. 존 웨튼의 보컬에서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흐름이 감지되고 곡의 템포가 조금 느리다는 아쉬움이 없지는 않지만, 한 방향을 보고 서있는 이들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반갑다. 지난해 미국 공연에 선곡된다는 보도에 그저 한없는 부러움만 가지고 있던 ‘Roundabout’, ‘Fanfare For The Common Man’, ‘Court Of The Crimson King’, ‘Video Killed The Radio Star’와 같은 예스, EL&P, 킹 크림슨과 버글스의 곡도 각각 한 곡씩 아시아 버전으로 수록되어있으며, 스티브 하우와 칼 파머의 솔로연주 역시도 어김없이 담겼다. 아시아의 오리지널 곡 이외에 이렇듯 자신들이 몸담았던 슈퍼그룹들의 레퍼토리가 수록되었다는 점은 커다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각각의 밴드들에서 핵심부품과도 같은 역할을 담당했던 자신들의 위치를 보여줌과 동시에 팝퓰러한 요소가 다분히 개입되긴 했지만, 밴드 사운드의 원류가 바로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에 이르는 프로그레시브락의 황금기에 있음을 증명해 보이고 있는 트랙들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두 장의 CD에 수록된 18곡의 적지 않은 트랙들은 아시아의 팬들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데뷔앨범 [Asia]에 수록된 전곡과 [Alpha]에서 선곡된 세 곡의 트랙으로 이루어진 앨범. 25년 전 이들이 등장할 때 느꼈던 가슴 두근거리는 열정은 아니지만, 최고의 히트곡이라고 할 수 있는 ‘Heat Of The Moment’로 음반 전체가 마무리되는 순간까지 잔잔한 감동을 만끽할 수 있다.


아시아는 조만간 이 공연의 영상을 담은 DVD도 발매할 예정이며, 올해 신곡들을 녹음해 2008년 초 새로운 음반을 발표할 계획으로 있다. 원년 멤버 네 명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음반은 1983년 [Alpha]를 녹음하고 24년 만에 처음이다.


글 송명하 (2007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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