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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MEGA 3, 아트락을 만난 델리 스파이스

오메가 3는 알려진 바와 같이 델리 스파이스의 윤준호와 최재혁, 그리고 이스크라 출신으로 많은 뮤지션과의 세션활동을 해 왔던 고경천이 함께 결성한 트리오 그룹이다.
전체적인 멜로디는 델리 스파이스의 연장선 아래에 있지만, 연주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락의 르네상스기 아트락 그룹들의 방법론을 따르고 있다.

오메가 3를 결성한 것은 지난해 여름의 일이다. 각각의 그룹활동과 병행하는 프로젝트지만, 단발형 프로젝트가 아니고 오랫동안 함께 활동하는 것이 일단 이들의 계획이다. 특히 키보드를 맡은 고경천은 윤도현 밴드를 비롯해서 현재 강산에와의 세션 등 화려한 경력에 비해서 정식 그룹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이스크라 이후 첫 번째이기 때문에 그 의욕도 남다르다.
그룹 결성을 먼저 제안한 것은 베이스와 보컬을 맡고있는 윤준호다. 자신이 연주인이 되면서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었던 올갠 위주의 음악을 하기 위해 고경천에게 러브콜을 보내게 되고, 마음에 맞는 멤버와의 합주는 새로운 창작욕을 발휘시켰다.
“개인적으로는 집안 일을 비롯한 좋지 않은 일들이 겹쳐서 깊은 슬럼프에 빠졌던 시기였습니다. 창작활동도 할 수 없고, 몸도 좋지 않았죠. 하지만, 오메가 3와 함께 하며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인 아픔이 모두 나았다고 할까요. 저에게는 치유의 과정이 되었던 그룹입니다.”
음반에 수록된 곡들은 작곡자들은 물론 따로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멤버 세 명의 의견이 모두 종합된 곡들이다.
“작사와 작곡을 누가 하던지 그것을 만든 사람의 느낌만이 반영된 음악이 아니고, 최대한 멤버 모두의 의견을 반영해서 표현했습니다. 처음 만들었던 음악과는 전혀 다른 곡이 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바뀐 곡이 더 느낌이 좋더군요.”
이들의 홍보자료에서 볼 수 있었던 ‘피아노 락’이라는 용어에 의아함을 표시하는 기자에게는 “왜 해외의 그룹들은 ‘올갠 락’이니 하는 식으로 용어를 붙이잖아요. 저희도 그런 식으로 나름대로의 이름을 붙인거죠. 전체적으로는 멜로트론의 샘플링이 사용되었습니다. 피아노를 배라고 생각한다면 멜로트론은 사운드의 방향을 결정해 주는 방향키와도 같은 역할을 한거죠. 또 개인적으로는 1960년대 식의 사이키델릭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복고적인 올갠 사운드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실제로 이들의 음악에서는 마치 애니멀스(Animals)의 음악에서 들을 수 있는 흐느적거리는 올갠 사운드와 1970년대 아트락 그룹들의 사운드를 재현하는 멜로트론 사운드가 현대적 느낌의 모던락과 공존한다. 연주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복고적인 사운드를 지향하지만, 곡 자체가 가지는 멜로디 라인은 기존 이들이 해왔던 음악과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멜로트론 샘플러가 등장하면서 국내에도 많은 뮤지션들이 자신의 음악에 그 사운드를 도입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로 전면에 부각시키는 경우는 오메가 3의 경우가 처음이다. 때문에 이들의 음악은 멜로디를 중요시하는 모덕락 팬들은 물론, 까다로운 입맛의 아트락 매니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기타가 빠지고, 피아노 트리오 형태를 가지고 있는 이들의 밴드 포맷 역시도 1960년대 말의 나이스(Nice)나 EL&P 나아가서는 네덜란드의 트레이스(Trace)나, 이태리의 라떼 에 미엘레(Latte E Miele)와 같은 아트락 그룹들을 연상시킨다. 물론 오메가 3의 음악은 앞서의 그룹들처럼 밴드 구성원들의 초인적인 연주를 추구하기보다는 철저하게 밴드 중심의 사운드를 지향한다는 차이가 있다.
이전에 활동했던 그룹들과는 다른 음악성을 표현하기 위해서, 윤준호와 최재혁의 연주에도  조금씩의 변화가 생겼다. 델리 스파이스 시절에는 고의로 더욱 간결하게 표현하려 애썼던 최재혁의 드러밍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다했다’는 이야기처럼 보다 드라마틱한 사운드로의 변화가 이루어졌고, 윤준호의 베이스 라인도 드라이브를 충분히 활용하며 기존 리듬악기의 틀을 벗어나 때로는 사운드의 전면에 부각된다.
“기타가 없다는 색다른 느낌이긴 하겠지만, 부족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피아노가 표현할 수 있는 레인지가 넓기 때문이겠죠. 국내에는 생소하지만, 전혀 새로운 편성은 아니잖아요? 벌써 해외에서는 수많은 선배들이 해 왔던 편성이었죠. 멤버 각자들이 재미있게 참여했던 작업인 만큼 녹음과정도 매끄럽고 원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보통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을 때 보이지 않는 일종의 ‘기 싸움’ 같은 것도 벌어지곤 하는데, 오메가 3의 작업은 정말 스트레스가 하나도 없는 기분 좋은 작업이었습니다.”
이들의 아이디어를 하나로 모으는 데에는 엔지니어를 맡은 김한구의 역할도 큰 몫을 했다. 다른 스튜디오의 엔지니어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텃세가 전혀 없이, 오히려 스스로 앞장서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해주며 인간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된 것이 보다 양질의 음원으로 이어지게 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사람이 만나서 하는 행위들은 무엇이 되었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함께 하고싶은 음악이었고, 목적에 다다를 때까지의 작업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메가 3의 작업은 너무나 행복한 작업이었죠.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개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쓴 가사가 많기 때문에 내용은 조금 어두운 부분이 있지만, 저희가 녹음할 때 느꼈던 것처럼 음악을 듣는 여러분들도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통조림을 찍어내듯이 포장만 다르고 내용물은 똑같은 음반들이 판을 치고 있는 현실에서 이미 자신들만의 안정된 음악생활이 보장되어있는 뮤지션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새로운 도전이 더욱 용기 있고, 의미 있는 행동으로 보이는 지도 모른다. 마음을 열고 이들의 행보에 함께 동참해 보자.



Alpha Beat (2005) 국내발매 플래시 엔터테인먼트
김상만이 디자인한 버섯을 연상시키는 자켓 그림은 다분히 사이키델릭 문화 아래에서의 음반을 재현하고 있다. 음악을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델리 스파이스의 노래를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반에 이르는 시기의 악기로 반주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둘 사이의 조화는 전혀 어색함이 없다. 실제 악기가 아니라 음원이 사용되었기는 하지만, 멜로트론과 무그 또 해먼드 올갠의 연주는 색다름을 넘어서 커다란 매력이라고 하겠다. 마치 초기 심포닉 락 그룹들의 음반들에서 들을 수 있던 물밀 듯 밀려오는 멜로트론 음에 빠질 수 있는 ‘나의 노래’, 종회무진의 피아노와 질주하는 진행 이후의 무그 연주가 이어지는 ‘붉은 바다’, 역시 멜로트론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난 이런 노래합니다’, 어울리는 음색이 없어서 윤준호 스스로가 만든 음원을 사용했다는 ‘한숨짓는 도시’는 사운드의 거친 질감이 복고풍의 향수를 주는 곡. 마지막 곡인 ‘Omega Suit’는 연주곡으로 아날로그의 음색을 표현하기 위해 음원을 카세트 테입에 녹음했다가 다시 컴퓨터로 옴기는 작업을 했을 만큼, 음반의 처음에서 끝까지 세심한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음반이다. 지난호 리뷰에서 보다 별점이 늘어난 이유는 들을수록 맛을 느끼게 되는 이들 음악의 특징 때문이다. 향후 이들의 음악이 어느 쪽으로 발전할지는 미지수지만, 이 음반 한 장이 국내 락에서 가지는 위치는 이미 보장되어있다고 하겠다. 물론, 상업적인 결과와는 별개의 문제겠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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